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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SSD 구매시 고려할 점

이번 학기에는 컴퓨터 구조라는 과목을 듣고 있다. 자연스럽게 컴퓨터 부품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는데, 많은 부품 중 현재 내 노트북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SSD 슬롯에 눈이 돌아가서 하나 구매하기로 했다. 그런데, SSD 하나를 구매하려고 해도 생각보다 옵션이 많아서 대충 정리해보기로 했다. 

SSD 구매 시 고려할만한 점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 메모리 타입(SLC, MLC, TLC ...): 유저 수준에서 고려할 사항은 아니고, 가능한 한 용량이 큰걸 사자.
  • 인터페이스(SATA, PCIe_): PCIe 버전이 속도가 빠르다. 어느 인터페이스에 SSD를 연결할지 알고 사자.
  • DRAM 탑재 여부: DRAM이 있는 경우 속도가 빠를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 타입

  SSD는 플래시 메모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MOSFET이라는 반도체에 전자를 저장하여 데이터를 표현한다. 이때 SLC, MLC 등의 구분은 MOSFET에 들어간 전자의 양에 따라 상태를 얼마나 촘촘하게 구분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SLC는 1비트, MLC는 2비트, TLC는 3비트를 표현하므로 각각 2, 4, 8개의 상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각 상태 사이에는 인접한 상태들을 구분하기 위한 공간이 있으며, MOSFET 셀에 들어온 전자의 양 비율이 이 공간 범위에 속하면 해당 셀을 망가진 것으로 취급한다.

메모리 타입에 따른 모습을 대략 나타낸 그림

 따라서 셀의 안전성 기준으로만 보면 SLC가 가장 좋다. 그런데 SLC는 제작하기에 너무 가성비가 안나온다. SLC로 MLC의 용량을 따라가려면 셀이 2배가, TLC을 따라가려면 3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다나와 같은 곳에 SLC SSD을 찾으면 제품이 거의 없을 뿐더러 가격이 매~우 비싸서 구매할 이유가 없다. MLC도 마찬가지.

소름돋는 가격의 SLC SSD

 일반적인 소비자 입장에서 메모리의 타입이 어떤지는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어차피 TLC 이상이 아니면 구매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가격을 자랑하며, 최근에는 TLC 말고는 출시도 안된다.

 선택지가 없는건 알겠는데, TLC가 안정성이 떨어지는건 어떻게 하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는 이유는 각 셀이 마모되기 때문이다. 무릇 모든 장비가 그렇듯이 SSD의 각 셀도 여러번 쓰고 지우면 닳게 된다. 특정 셀만 여러번 쓰고 지워서 많이 닳으면 출고 당시와는 달리 전자 비율을 잘 못맞춰서 망가졌다는 판정이 나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1)특정 셀만 쓰고 지우지 말고 전체적으로 사용(wear leveling)하거나, (2)공간이 남으면 덮어 쓰지 말고 그냥 새로운 곳에 쓰는 전략을 채택(LFS: Log Structured File System)함으로써 SSD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두 방법이 궁금하면 내가 쓴 다른 글을 참고하자.

 이런 방법들 말고도 대기업들의 기술력에 의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나마 고려할만한 점은 재력이 가능한 한 용량이 큰 SSD를 구매하는 것이다. SSD 용량이 클수록 전체적으로 쓰고 지우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크게 구분해서 2개만 보자.

  • SATA: HDD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규격으로, SDD를 기존 HDD 자리에 설치하게 된다.
  • PCIe: SSD을 위한 전용 소켓이 있다.

 동일 조건일 때 일반적으로 SATA보다 PCIe가 더 빠르게 동작한다. 따라서 SSD를 하나만 구매한다면 PCIe 버전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두가지 인터페이스는 용도 자체가 다르다고 본다. SATA 버전의 경우 하드디스크를 대체한다는 개념으로, 하드 디스크의 속도에 비하면 빠르다. 반면 PCIe는 전용 소켓에 꽂아 사용하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게임이나 OS을 설치하기 좋다. 다만 SATA SSD와 그냥 HDD 사이에 가격 차이가 좀 심한 편이라 단순한 저장 용도라면 애매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컴퓨터 기판을 열어보고 가용 소켓을 찾는 것이다. 두 인터페이스 사이를 변환해주는 어댑터가 팔기는 하는데,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에 연결하면 기대하는 성능은 당연히 안나온다. 내가 설치할 SSD가 하드디스크 위치에 설치하는건지(SATA), 아니면 SSD 전용 소켓에 꽂아 쓰는건지(PCIe) 잘 판단하고 구매하자.

  • SATA용 SSD는 크기가 크다.
  • PCIe는 버전이 높을 수록 속도가 빠르지만 메인보드가 해당 버전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알아보자.

DRAM 탑재 여부

  DRAM을 탑재하지 않은 모델은 hmd(host memory buffer)라는 방법을 통해 컴퓨터의 메인 메모리를 빌려 사용한다. 메모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DRAMless 보다는 당연히 훨씬 빠르지만, 동일 기술력 기준으로 외부 메모리에 의존하는 hmd 버전은 내부의 메모리를 이용하는 DRAM 탑재 버전을 이기기 어렵다.

 과거에는 DRAMless SSD의 경우 하드디스크보다도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으나, 최근 나오는 제품들은 그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hmd 버전은 가격 절감을 위해 DRAM을 뺀거라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는 SSD와 같은 보조 기억장치 상의 데이터를 직접 가져와서 쓰는게 아니라, 메모리 위에 올린 후 그 내용을 계속 이용하기 때문에 SSD의 역할은 초기 로딩 속도를 빠르게 하는 정도다. 만약 내가 주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 한번 데이터를 읽어와서 계속 사용하면 가성비 면에서 hmd 버전을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반대의 경우에는 DRAM이 탑재된 버전이 좋다.

 가격 면에서 hmd 버전이 저렴한 편이라 주로 실행하는 어플리케이션의 특성에 따라 hmd 버전 구매를 고려해볼 수 있다. 돈이 충분하면 DRAM버전을 사용하는게 좋다. 읽기 / 쓰기 속도도 꼭 한번 찾아보자.


 고려할 점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무엇을 구매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면, 다나와에 들어가서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중 가장 가성비 및 평이 좋은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성능이나 AS나 정말 좋은 기업들이니까 한국 기업 애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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